마이산 여행기: 신비로운 돌탑과 겨울 풍경 속 사색의 시간

📍 “도인들의 마을” 같은 마이산의 첫인상
마이산이라고 하면 왠지 도인들이 모여 사는 은둔의 공간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이름부터 마치 신비로운 아우라를 풍기기도 하고, 실제로 뾰족하게 솟아오른 봉우리가 어딘가 묘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죠.

그런데 사실, 저는 이번 여행 전까지 마이산에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TV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마이산 일대가 소개되는데, 그 풍경이 어찌나 신비롭고 호기심을 자극하던지… 계획 없는 즉흥 여행으로 떠나보기로 했습니다.


1. 마이산으로 향하는 길: 설렘과 여유

고속도로 위에서 만난 겨울

출발 전에는 주말 교통 체증을 가장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도로가 한산해 걱정 없이 달릴 수 있었습니다.
차창 밖으로는 눈 덮인 풍경이 펼쳐져 있었고, 도로변에 쌓인 하얀 눈더미가 겨울 정취를 물씬 풍겼습니다.

여행 팁

  • 주말이라면 가능한 일찍 출발하는 편이 좋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나서면 크게 막힘 없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어요.


2. 남쪽 주차장 도착: 여행의 문을 열다

마이산은 북쪽 주차장남쪽 주차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처음이라 어느 쪽이 나을지 몰랐지만, 간단한 검색 끝에 남쪽을 선택해 네비게이션에 입력했습니다.

식사 먼저, 혹은 곧장 출발?

고민 끝에, 점심시간 전이어서 식사를 먼저 하기로 했습니다.
관광지답게 산채비빔밥, 더덕구이, 버섯찌개 같은 토속 음식이 눈에 띄더군요.
이 날은 따뜻한 국물이 땡겨서, 버섯찌개를 골랐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겨울바람에도 몸이 한결 뜨끈해졌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탑사를 향해 올라갈 일만 남았죠.


3. 마이산 탑사로 가는 길: 돌과 눈, 그리고 사람들

마이산 남쪽 등산로는 눈이 다 녹지 않아 질퍽하고 미끄러웠습니다.
하지만 양옆으로 자리 잡은 상점과 음식점들을 구경하느라 오히려 천천히 걸어갈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마이산의 돌탑
마이산 탑사는 돌을 하나하나 쌓아 만든 거대한 돌탑 군락으로 유명합니다.
한 개인이 평생을 바쳐 돌을 쌓았다고 전해지기도 하는데, 그 탑들이 주는 에너지가 남다르다고 하지요.

상점과 절, 그리고 탑영제

중간에 금당사라는 절이 보였는데, 절 한쪽은 새로 지어지고 있었고 다른 한쪽은 오래된 법당이 남아 있어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탑영제라는 저수지가 나왔습니다. 이곳에서 흘러나온 물이 섬진강으로 이어진다고 하니, 그 스케일이 참 묘했습니다. 낯선 산속에서 대하(大河)의 발원지 중 하나를 만나는 기분은 조금 특별했어요.


4. 탑사의 문턱에서: 신비로운 돌탑의 향연

탑사 입장료는 어른 3,000원이었습니다.
입구를 지나며 올려다본 마이산의 바위들은, 퇴적층이 쌓여 마치 알을 품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실제로 벽표면에 박힌 자갈이 튀어나올 듯 달라붙어 있어, “정말 이 돌이 ‘숨을 쉬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더군요.

길을 따라 돌탑이 즐비했고, 중간에 본당이 보였지만 천지탑으로 가는 길은 낙수와 빙결로 인해 통제되었습니다.
못 가본 길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자연이 주는 뜻밖의 멈춤도 받아들이며 오히려 차분하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5. 마이산 중턱에 올라, 은수사에 들르다

탑사 옆길을 지나 조금 더 오르다 보면 은수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마이산 일대에는 크고 작은 사찰이 많은데, 예로부터 깊은 산속은 스님들의 수행처로 사용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절의 고즈넉한 풍경에 잠시 마음을 두니, 스산한 겨울바람 속에서도 고요와 평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천왕문과 북쪽 주차장의 갈림길

510개 계단을 오르면 천왕문이 나오는데, 이곳은 북쪽 주차장 방향과 남쪽 주차장 방향이 합류하는 지점입니다.
등산으로 이미 땀을 흘린 터라 오래 머물지는 않았지만, 양쪽을 오가며 다양한 코스를 즐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내려오는 길, 꽈배기의 유혹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내려오다 보니, 어느덧 상인 골목에 다시 들어섰습니다.
기념품이나 지역 특산물을 살펴보았지만, 딱히 마음에 확 오는 물건은 없었고, 대신 꽈배기에 눈이 갔습니다.
여기저기서 다들 꽈배기를 들고 있길래 “나도 맛좀 보자” 하고 만 원어치를 사 보았습니다.

차로 돌아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꽈배기를 커피와 함께 먹으니, 딱 알맞은 달콤함이 피로를 싹 잊게 만들었습니다.


7. 북쪽 주차장에서 바라본 마이산

원래는 여기서 집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흔히 사진 속에 많이 등장하는 북쪽에서 본 마이산 풍경을 놓칠 수가 없어 북쪽 주차장에 들렀습니다.
막상 도착해보니, 남쪽과는 달리 한적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었습니다.
또 숙박 시설이 많아서, 이곳에서 하룻밤 묵으며 마이산의 야경과 새벽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 다시 찾고 싶은 마이산: 시간의 흐름을 담은 산

마이산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 겨울이 주는 색다른 풍경과 돌탑의 신비함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내년 혹은 따뜻한 계절에 다시 오면, 이 봉우리와 돌탑들 사이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더군요.

마무리하며

  • 1박 2일 코스 추천: 마이산과 주변 관광지, 그리고 숙박을 고려해 여유롭게 머물면 좋습니다.
  • 계절의 매력: 겨울에는 눈 덮인 풍경이, 봄에는 신록과 함께 어우러진 돌탑의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 사찰과 돌탑: 은수사, 금당사, 탑사 모두 각기 다른 분위기를 풍겨, 종교적 의미를 떠나 자연 속 명상을 체험해볼 만합니다.

결국 여행은, 장소보다 그 길을 걷는 자신을 재발견하는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이산은 단순히 ‘경치 좋은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의 신비와 사람의 노력이 오랜 시간 교감해온 하나의 ‘신성한 공간’ 처럼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또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으로, 저는 주저 없이 마이산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위로 스크롤